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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딥시크 중국 AI 도약, 서구 모델에 도전한다
    과학과 기술의 역사 2025. 1. 26. 10:05

    중국과 서구의 AI 접근 방식은 기술 발전과 경쟁력 확보에 중대한 함의를 지닌다. 중국의 딥시크(DeepSeek)가 2025년 1월 발표한 오픈소스 모델 'DeepSeek-R1'은 서구 대형 모델을 추격하거나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존에는 미국이나 유럽 AI 기업들이 더 강력한 칩과 대규모 자본을 활용해 모델을 혁신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로 인해 중국 기업이 칩 확보와 장기 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오히려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효율적 자원 활용에 집중한 새로운 경쟁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딥시크 AI

     

    딥시크는 이 틈새를 파고들어 한정된 리소스를 극대화하는 고유한 모델 구조를 개발하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러한 행보는 중국-서구 간 기술 냉전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시사하며, AI 발전의 동력이 여러 갈래로 분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과연 중국과 서구의 AI 접근 방식 차이는 각 지역의 기술 발전 및 경쟁력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서구와 중국 AI의 기원

    서구는 냉전 시기에 축적된 군사·산업 기술을 중심으로 AI 연구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켰다. 대표적으로 1956년 다트머스 회의를 기점으로 학계와 연구소에서 기초 알고리즘이 탄생했다. 반면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인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AI 연구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과학기술 분야에 투자하고 기업과 대학 간 밀접한 협업이 이루어지면서 지식의 축적 속도가 빨라졌다.

     

    서구의 초창기 AI 연구

    1950년대 영국의 앨런 튜링(Alan Turing)이 '계산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후 미국 주도로 인공지능의 기본 구조와 알고리즘 연구가 빠르게 진전되었다. 당시 미 군사 연구 기관인 DARPA가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점은 AI 기술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일어난 'AI 겨울' 시기에도 서구 학계와 일부 기업들은 알고리즘의 이론적 기반을 지속적으로 쌓았다. 이러한 연구 축적은 2000년대에 들어와 빅데이터와 GPU 등의 하드웨어 발전을 만나면서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중국의 AI 기원과 정부 지원

    중국은 문화대혁명 이후 과학기술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1986년에 시작된 '863 계획'과 1990년대 후반 '973 계획' 등을 통해 정부가 과감한 예산을 투입했다. 이로 인해 AI 분야 전반에 걸쳐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이 본격화되었다. 당시에는 국영 연구기관과 소수의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지만, 2000년대 들어 민간 기업인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빠르게 부상했다. 이들 기업은 인터넷 산업에서 획득한 빅데이터를 무기로 AI 기술 개발을 가속했다. 학계와의 밀접한 협업 구조도 중국 AI 생태계를 견고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기초연구와 산업협력의 접점

    서구는 대학과 연구소가 이론 연구를 주도하고, 대형 테크 기업이 이를 상용화하는 전형적 구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정부의 중장기 계획 아래 기업과 연구기관이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시행착오를 공유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대표적으로 베이징대학교와 텐센트의 합작 연구, 칭화대학교와 알리바바의 산학협력 등이 있다. 이들은 공동으로 특허와 논문을 내며 기술적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러한 산업-학계 융합은 중국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칩 수급과 모델 훈련 전략

    칩 수급은 대규모 모델 훈련에 필수적이다. 서구는 엔비디아(NVIDIA)와 AMD 같은 첨단 칩 제조사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한 딥러닝 연구를 진행해왔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최신 칩 확보에 제약이 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효율화 전략을 고민하게 되었다.

     

    서구의 하드웨어 기반 전략

    구글, 오픈AI, 메타 등은 초고성능 GPU나 TPU에 의존해 방대한 매개변수를 지닌 모델을 훈련한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업 규모가 커지고 투자 유치도 활발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지속적으로 건설되었다. 이를 통해 언어 모델, 영상 인식, 자율주행 등 다양한 AI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이처럼 대규모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하는 방식은 막대한 비용과 에너지 소모를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의 소프트웨어 혁신 사례: 딥시크

    딥시크는 2025년 1월 20일, 오픈소스 모델 DeepSeek-R1을 발표하며 중국 내부에서도 독자적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수출 통제로 인해 최신 GPU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딥시크는 모델 구조와 학습 알고리즘을 근본적으로 개량해 연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오픈소스 전략은 세계 각지의 개발자와 연구자가 함께 참여하도록 유도해 단점을 빠르게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중국에서 드물게 나타난, 하드웨어 의존도가 낮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파격적 혁신 사례로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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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한된 자원에서의 성과 최대화

    중국은 칩 공급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여 있으나, 이 제약이 오히려 알고리즘 최적화와 경량화 연구를 촉진하고 있다. 예컨대 '모델 압축'과 '지능형 분산 학습' 기술은 하드웨어가 부족하더라도 높은 정확도와 빠른 추론 속도를 구현한다. 일부 연구소와 스타트업은 에너지 소비와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자체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국 기술의 자립성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

     

    오픈소스와 협업 혁신 방향

    오픈소스는 여러 참여자가 아이디어와 코드를 기여함으로써 기술 진보를 가속화한다. 특히 딥시크 사례처럼, 자원 제약이 있는 곳에서 오픈소스가 일종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런 협업 모델은 서구와 중국 모두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공유 지식의 장점

    리눅스 운영체제나 아파치(Apache) 웹 서버처럼, 오픈소스 협업 모델은 각국의 개발자와 기관이 자발적으로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 문제 발생 시 커뮤니티가 해결책을 빠르게 제시하고, 안정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높여준다. 이러한 자발적 기여 문화는 연구비가 한정된 실험실이나 스타트업에서도 첨단기술 구현을 가능케 한다. 2010년대 이후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도 텐서플로(TensorFlow), 파이토치(PyTorch) 등 오픈소스 프레임워크가 사실상 표준 지위를 얻게 되었다.

     

    폐쇄형 모델과의 경쟁

    2020년대 들어 거대 AI 모델의 성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소수 기업이 거대한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독점하는 폐쇄형 모델도 등장했다. 이는 모델의 재현 가능성과 투명성 문제를 일으켰다. 반면 오픈소스는 코드를 공개하고, 누구나 사용·검증·개선할 수 있게 해 모델의 신뢰도를 향상한다. 딥시크의 DeepSeek-R1은 이 지점에서 서구 기업들의 모델과 대등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연구 커뮤니티와 협업해 빠른 개선 속도를 보인다.

     

    기업·학계·정부의 집단 지성

    중국 정부가 오픈소스에 관대해지고, 서구 연구기관도 학술적 가치를 우선하면서 상호 협력 구조가 확장되고 있다. 기업·학계·정부가 공동으로 기술 표준화와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집단 지성을 행사하는 사례도 늘었다. 딥시크가 논문 발표 후 진행한 온라인 포럼에는 전 세계 50여 개 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참여해 알고리즘 개선 제안을 내놓았다. 이는 글로벌 차원의 AI 생태계를 더욱 개방적으로 이끌고,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기술 냉전이 불러온 예기치 못한 결과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 수출 통제는 AI 분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첨단 칩 확보가 제한되자, 중국 기업들은 하드웨어 수준에서 서구를 빠르게 추격하기 어려워졌고,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와 다른 방법론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수출 통제와 중국의 대응

    2020년대 초반, 미 의회는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기업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을 억제했다. 중국은 즉각적으로 국산 칩 개발에 투자하고,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보안체계를 도입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장 서구 수준의 고급 칩을 대량 생산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여러 AI 기업들이 하드웨어 의존을 줄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이 과정에서 딥시크 같은 혁신적 사례가 탄생했다.

     

    서구 AI 시장의 독점구조

    서구는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주요 칩 제조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구글이나 오픈AI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모델을 독점적으로 운영한다. 이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이들 기업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개발해야 함을 의미한다. 어느 정도 기술 진입장벽이 형성되면서 AI 기술 생태계가 중앙집중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2023년 전후로 거대 모델에 대한 비판과 규제 움직임이 서서히 대두되기도 했다.

     

    교류 단절로 인한 기술 다양성 위기

    미중 간 기술 냉전이 심화되면서, 학계와 기업의 교류가 줄어들고 서구 학술대회에 중국 연구자들의 참가가 제한되는 사례가 늘었다. 이는 AI 연구 발전에 있어서 서로 다른 접근법과 관점을 교류하는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를 야기한다. 한편, 딥시크의 오픈소스 행보가 이러한 단절을 해소하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국가 간 갈등을 넘어 연구자들이 자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장을 형성한다면, 기술 다양성과 창의성이 유지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글로벌 협력의 길

    중국과 서구의 AI 경쟁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핵심 의제가 되었다.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앞서기보다는, 서로 다른 강점으로 경쟁하면서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루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상호 보완적 경쟁 구도

    서구는 여전히 첨단 칩 제조와 기존 인프라, 방대한 데이터센터를 보유해 대규모 모델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거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현장 적용과,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전략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서구가 이론·기술 표준을 주도하는 동안, 중국은 빠른 현장 적용과 실용적 혁신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 경쟁 구도는 글로벌 AI 산업의 전반적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갈등 완화와 협력 사례

    미국과 중국 모두 자국 기술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공동 연구 프로젝트나 학술 교류도 완전히 끊기지 않았다. 일부 다자 기구는 AI 윤리와 국제 표준에 대해 양측 전문가가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예컨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진행하는 AI 안전 기준 작업에는 중국과 서구의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또한 대형 콘퍼런스(ICLR, NeurIPS 등)도 국가 간 갈등이 심하더라도 과학적 성과 공유라는 측면에서 활발히 열리고 있다.

     

    지속 가능한 AI 발전 과제

    AI 경쟁이 과열되면, 자원 낭비와 환경 부담, 윤리 문제 등이 심각해질 수 있다. 대형 모델은 천문학적 전력을 소모하며, 편향된 데이터는 오류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중국과 서구는 갈등 속에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탄소중립 목표를 고려한 모델 설계와, 투명한 데이터 사용 원칙, 글로벌 차원의 윤리 규범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양측 모두에게 장기적 이익을 보장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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