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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사 이야기 #2 왕좌의 게임 ‘브랜’의 뿌리, 켈트 신화의 브란사건과 이슈 2025. 5. 5. 17:03
켈트 신화 속 브란(Bran the Blessed)의 전설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말하는 머리, 죽은 후에도 지혜를 나누는 존재, 그리고 국가를 수호하는 수호령의 이미지까지—브란의 신성한 머리는 고대 켈트인의 영혼관과 종교적 상징주의가 응축된 강력한 상징물이다. 브란, 인간인가 신인가: 초월적 존재의 탄생브란은 웨일스 신화인 '마비노기온' 두 번째 이야기(Second Branch of the Mabinogi)의 중심 인물로, 리르(Llŷr)와 페나르둔(Penarddun)의 아들이다. 그의 이름은 웨일스어로 '까마귀'를 뜻하며, 이는 죽음과 예언, 지혜의 상징이다. 까마귀는 북유럽과 켈트 신화 전반에서 초자연적 중재자로서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다.브란은 인간임에도 거대한 거인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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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사 이야기 #1 헤롯과 살로메사건과 이슈 2025. 4. 28. 13:50
고대 로마 통치 하의 유대 땅, 헤롯 안티파스는 기존의 통치자와는 달랐다. 그의 권력욕과 처세술은 수많은 정치적 드라마를 낳았고, 그중 가장 잔혹한 일화로 전해지는 것은 바로 적장, 곧 세례자 요한의 목을 손에 들고 춤을 추었다는 전설이 그것이다. 이 전설은 권력의 광기와 복수의 비극을 극명히 보여주며 오늘날까지도 잔혹한 역사의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예언자를 억누른 권력자의 불안기원후 29년 무렵, 갈릴리의 맑은 바람과 페레아의 산등성이 아래서 헤롯 안티파스는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의 눈치를 보며 통치의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그의 사생활은 공개적으로 드러난 헤로디아와의 불법적 결혼으로 인해 위태로워졌고, 이를 과감히 비난한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는 궁정에 치명적 균열을 가져왔다.요한의 날선 비판이 권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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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의 총성 없이 땅을 얻은 나라들, 어떻게 가능했나?사건과 이슈 2025. 4. 17. 18:56
역사 속 국경은 종종 전쟁과 피로 그어진 선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는 총성 한 발 없이 우연과 합의로 바뀐 국경선들이 존재한다. 이 사례들은 국제 정치와 외교의 숨겨진 이야기를 드러내며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도 담고있다. 역사적으로 주목할 만한 '우연과 평화의 국경선 변경 사례'를 모아보았다.국경석 한 개가 움직인 역사적 순간벨기에와 프랑스의 유머러스한 국경 조정 사건2021년 봄, 벨기에 남서부의 한적한 시골 마을 에르켈린느(Erquelinnes)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한 농부는 트랙터로 밭을 갈던 중 거대한 석재 하나가 작업 경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깊은 생각 없이 그 돌을 옮겨 트랙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정리했지만, 그 작은 행동이 국제적인 화제가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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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빛나는 그곳에서: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과학과 기술의 역사 2025. 4. 14. 15:58
2025년, 오사카 유메시마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단순한 전시의 장을 넘어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통합적 시각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무대다.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는 기후 위기, 고령화, 기술 의존 사회 속에서 우리가 진정 지켜야 할 가치를 되새기게 만든다. 엑스포가 돌아온 오사카1970년 오사카에서 열린 첫 엑스포는 일본의 고도 성장기를 상징했다. 당시 '인류의 진보와 조화'를 주제로, 산업 기술의 진보를 자랑하던 일본은 세계를 향해 기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2025년의 오사카 엑스포는 같은 도시, 다른 가치로 돌아왔다. 이번 주제는 산업의 과시가 아니라 '생명'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둔다. 이는 전통적인 성장 중심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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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서 벌어진 오인 사격의 비극전쟁과 전투의 역사 2025. 4. 13. 14:42
아군 오인 사격(Friendly Fire)은 단순한 군사적 실수를 넘어 전장의 신뢰를 뒤흔드는 비극적 사건이다. 작전 수행 중 아군을 적으로 잘못 인식하여 공격하는 사건으로, 이는 단지 생명 손실에 그치지 않고, 군대의 사기와 작전 수행 능력을 치명적으로 손상시켰다. 혼돈의 전장, 왜 아군을 적으로 오인하는가?아군 오인 사격은 복잡한 작전 환경에서 발생한다. 긴박한 상황, 제한된 가시성, 스트레스가 높은 전장 환경에서 군인들은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야간 작전, 악천후, 복잡한 지형에서는 식별이 어렵고, 무기 시스템의 기술적 한계까지 더해져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아군 오인 사격의 치명적 영향단순한 인명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 부대 내 신뢰가 붕괴되면, 전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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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가 제국을 삼켰다: 소빙하기의 숨겨진 역사사건과 이슈 2025. 4. 12. 14:43
14세기에서 19세기 중반까지, 세계는 장기적 냉각기를 경험했다. 이를 '소빙하기(Little Ice Age)'라 부른다. 이 시기 동안 농작물 수확량은 급감하고, 경제는 흔들렸으며, 수많은 왕조와 제국들이 쇠락했다. 단순히 온도가 내려갔다는 것만으로 이처럼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기후 변화는 안전한 것일까? 소빙하기는 단순한 추위가 아니었다소빙하기는 평균기온이 약 0.5도 하락한 시기지만, 그 영향력은 단순한 숫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알프스 산맥의 빙하는 농경지와 마을까지 내려와 사람들의 삶을 위협했고, 런던의 템즈강은 겨울마다 얼어붙어 '겨울 축제(Frost Fair)'가 열릴 정도였다. 1683~1684년의 혹한기에는 템즈강 위에서 상인들이 가판을 열고 얼음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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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에 사라진 도시들, 그날, 문명은 무너졌다!사건과 이슈 2025. 4. 11. 19:51
도시는 문명과 인간 공동체의 상징이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단 한 번의 재난으로 수백 년에 걸쳐 축적된 문명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 지진, 전쟁, 환경오염, 정치적 폭력 등으로 인해 인간이 구축한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무너졌던 역사적 사례들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위기의 거울이자 경고다.미얀마 강진과 내전: 이중 재난의 충격2025년 3월 28일 밤, 고요했던 미얀마 중부 땅이 거대한 굉음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구 내부의 균열이 터져 나온 그 순간, 규모 7.7의 강진은 만달레이와 사가잉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수천 채의 건물을 붕괴시키고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파괴했다. 그러나 이 재앙은 단순한 자연재해에 그치지 않았다. 미얀마 내전이라는 인재(人災)와 겹치며, 전 세계가 주목한 복합 재난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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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는 현실이다: 내부통제 실패가 초래한 글로벌 쇼크경제에 투영된 역사 2025. 4. 8. 18:01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태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나비효과'는 오늘날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장 명확하게 적용되는 개념 중 하나다. 사소한 금융사고나 내부통제 실패는 국경을 넘어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2024년 BNK경남은행에서는 간부 직원이 15년간 3천억 원 규모의 부동산 PF대출 자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국내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외국계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채권 금리 상승과 외화유출 압력으로 이어졌다.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 사례와 그로 인해 촉발된 시스템 리스크는 글로벌 금융 연결망의 위태로운 균형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의 나비효과와 상호연결성나비효과 개념과 금융시장 적용1961년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초기조건의 작은 차이가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