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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 품귀 현상, 기회를 잡을 때인가
    경제에 투영된 역사 2025. 2. 13. 17:34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외에서 금과 관련된 품귀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금을 대체할 안전자산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골드바나 금 ETF 등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최근 한국조폐공사에서 골드바 판매가 중단될 정도로 수요가 폭증했고, 이 과정에서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선 과열된 시장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글로벌 경기불안에 대한 반사작용인지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전쟁, 세계 각국의 금리 완화 기조 역시 금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러한 국제적 상황은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며, 앞으로도 금 가격이 일정 기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시장 흐름과 리스크 요인, 그리고 대응 전략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금 품귀현상, 기회인가?

     

    금 품귀 현상의 배경

    최근 조폐공사에서 골드바를 판매 중단할 만큼 상황이 급변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안전자산=금’이라는 공식이 다시 회자되고 있으며, 단기간 내 급격히 수요가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 불안

    세계 경제는 팬데믹, 미중 갈등, 관세 전쟁 등 여러 이슈로 흔들렸다. 그 과정에서 채권과 주식 등 위험자산이 변동성을 키우자, 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피난처로 급부상했다. 특히 관세 전쟁은 실물경제에 직접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낳으며, 각국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2025년 들어서도 미국과 주요 교역국 사이에서 다시 관세 관련 마찰이 불거져, 시장은 금의 미래가치를 재평가하기에 이르렀다. 금 선물 가격은 1년 동안 44% 가까이 올라 다른 글로벌 자산 상승폭을 크게 웃돌았다.


    게다가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금리를 낮추고 달러를 비롯한 통화가치 약세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에 대비하는 안전장치로 금을 선호하는 투자 심리가 더욱 확산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요 폭증과 공급 경직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99.99’ 1㎏짜리의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결과, 일반 투자자들조차 손쉽게 접근 가능한 금 ETF나 골드바 구매에 몰렸다. 그러나 골드바는 국제 시세뿐 아니라 자체 제작·유통 비용 등을 반영해야 해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급증하자, 한국조폐공사가 생산·공급 속도를 맞추지 못했고 결국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한편 몇몇 은행 역시 수요 급등에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이처럼 공급 측면에서 조절 실패가 드러나며, 금시장 변동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투자 심리에 불을 붙인 미디어 보도

    ACE KRX금현물 ETF를 하루 만에 120억 원 넘게 사들였다는 보도, 골드바 품귀 등 뉴스들이 개인투자자들의 ‘공포와 탐욕’ 심리를 자극했다. 소규모 투자자들이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무작정 매수에 뛰어들면서, 매수세가 더욱 거세졌다. 금 선물이나 ETF 관련 호재성 기사들은 투자자들이 별다른 검증 없이 시장에 유입되도록 만들어, 금값 상승 추세에 추가 동력을 부여하기도 한다.

     

    과거에도 유가나 비트코인 등 특정 자산이 급등할 때 언론보도가 집중되면, 개인투자자 수요가 폭발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초반에 진입한 투자자는 높은 수익을 올리나,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는 변동성의 희생양이 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특히 미디어가 쏟아내는 보도가 실제 시장 펀더멘털보다 감정적 요인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정보의 정확성과 시의성을 잘 판단해야 한다.

     

    수요 폭발의 주요 원인

    금값은 짧은 기간 동안 급등하기도 하지만, 일단 상승장이 형성되면 상당 기간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급등은 외부 이벤트가 중첩되어 발생한 결과이기도 하다.

     

    관세 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이 주요 교역국과 관세 전쟁을 재점화하면서 글로벌 무역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무역 불확실성이 경제주체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자,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금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통하기 때문에, 정치·외교적 갈등이나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수요가 급증한다.


    특히 중동, 동유럽 등지에서 장기 분쟁이 이어지면서 국제사회 전반에 만연한 불안정성이 계속 이어졌다. 이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도 금 보유량을 늘려, 국가 차원의 안전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졌다.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

    미국 연준은 장기간 낮은 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양적완화를 시사해왔다. 이로 인해 달러화가 약세 기조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 금은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자산가치 보전에 뛰어난 역할을 해왔기에, 자연스럽게 매수세가 커졌다.


    여기에 유럽, 일본 등 다른 선진국 역시 저금리 정책을 이어가는 중이어서, 채권 수익률이 매력적이지 않아진 투자자들이 대거 금시장에서 대안을 찾았다. 금은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가치가 상대적으로 잘 유지된다는 믿음 덕분에 매력적인 자산으로 떠올랐다.

     

    심리적 안전판으로의 역할

    역사적으로 금은 ‘최후의 가치저장 수단’이라는 인식을 견고하게 형성해왔다.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금융시장에서, 사람들은 숫자나 통화가 아닌 실제 물리적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금을 가까이 두고 싶어하는 심리는 글로벌 금융 위기 시기에 더욱 짙어지는데, 이번에도 미국 통화정책과 관세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 불안이 겹치면서 ‘금이라면 안전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됐다. 이 심리적 요인이 시세를 더욱 가파르게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위험요소

    급등세가 이어지면 큰 수익을 노릴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장이 급변하면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개미투자자들은 몇 가지 위험요소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금 품귀현상 , 투자 할 시기인가?

     

    가격 거품 가능성

    금값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은 거품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정 시점에 과도한 매수세가 집중되면 수요가 일시적으로 폭주하여 적정가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미 금 선물이 온스당 3000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이 둔화되거나 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도 2010년대 초반 금값이 급등한 후 급락을 경험한 사례가 있어, 역사적 패턴을 무시하고 무작정 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레버리지 상품의 함정

    골드 관련 레버리지 ETF나 파생상품은 변동폭이 더욱 크다. 잘못된 시점에 진입하면 단순 금 투자보다 훨씬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골드선물 레버리지 상품은 금선물 가격이 하락할 경우 하락폭 이상의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레버리지 상품은 롤오버 비용, 추적 오차 등이 존재하므로,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변동성을 활용하려는 숙련된 투자자에게 주로 적합한 편이다.

     

    시장 유동성 및 환율 리스크

    금에 투자할 때는 환율 변동도 중요한 요소다. 국내에서 금 ETF를 매수해도, 기초자산은 달러로 평가되는 국제 금시세에 연동된다. 달러 환율이 움직이면 결과적으로 투자 수익률에도 영향이 나타난다. 금 시장은 글로벌로 이어져 있지만, 수요가 급등했을 때 거래가 몰리면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체결 지연이나 시세 급변 등의 리스크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효과적인 투자 전략

    개인투자자들은 단순히 ‘금값 오르니까 일단 사보자’라는 식의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 적절한 전략 설정과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분할 매수와 장기 보유

    금은 단기적 급등세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노리는 자산이라는 점을 기억한다. 한꺼번에 모든 자금을 쏟아붓는 대신, 일정 기간을 두고 분할 매수를 진행하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금 실물이나 금 현물 ETF 등은 보유 기간이 길수록 금 자체의 희소가치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단타성 매매로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불확실성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분산’ 목적에 집중하는 편이 안전하다.

     

    파생상품 활용 시 주의

    골드 관련 레버리지 ETF나 파생상품(예: KODEX 골드선물레버리지(H),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TIGER 골드선물 레버리지(H) 등)은 변동폭이 훨씬 크다. 잘못된 시점에 진입하면 단순 금 투자보다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골드선물 레버리지 상품은 금선물 가격이 하락할 경우 하락폭 이상의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일 재조정(Daily Rebalancing) 구조상 시장이 횡보하거나 반등할 때 기대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으며, 하락장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손실폭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또한 레버리지 상품은 롤오버 비용, 추적 오차 등이 존재하므로,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변동성을 활용하려는 숙련된 투자자에게 주로 적합한 편이다. 예를 들어, 선물 만기마다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은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추적 오차로 인해 실제 금 시세 대비 수익률이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종목에 투자하기 전, 각 상품의 구조와 운용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금과 연계된 포트폴리오 구성

    금만을 올인하기보다는 주식, 채권, 현금성 자산 등과 적절히 혼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금은 국제 정세나 통화정책이 불안정할수록 매력적인 대체투자처가 되지만, 그 반대 상황에서는 다른 자산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르면,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분산투자할 때 장기적인 기대수익률이 높아진다. 금을 5~10% 정도 편입해 전체적인 변동성을 줄이면서, 안전판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과거 금 수집 광풍과 혼란

    과거 역사에서도 금 품귀 현상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특히 20세기 초 미국 대공황 시기(1929~1939), 은행 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처하면서 사람들은 금을 사재기하며 불안 심리를 해소하려 했다. 1933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미국 내 금 유통을 통제하고 개인 금보유를 제한하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 6102)을 발동해, 금화를 비롯한 금을 정부에 매각하도록 강제했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달러 가치를 안정시키고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기 위한 초강수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금을 보유하려던 시민들 입장에서는 반발심이 클 수밖에 없었고, 암시장에서는 금 가격이 정부가 제시한 매입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은밀히 거래되었다. 이러한 극단적 조치는 결국 금 사재기 열풍을 더욱 자극하며, 수많은 개인이 법망을 피해 금을 유통하는 기묘한 상황을 초래했다.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대공황 여파로 금 보유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금값이 단기간에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이처럼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금 보유를 규제한 사례는, 위기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면서도 동시에 과도한 시장 개입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이러한 조치가 금을 더 희소하고 가치 있는 자산으로 만들어버려, 금 사재기 및 품귀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이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지위가 위기 국면에서 얼마나 막강한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금 태교’로 불린 전통 문화

    한국 전통사회에서 출산 전 임산부에게 금 반지나 장신구를 선물하는 문화가 ‘금 태교’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가문의 재산을 상징하는 동시에, 귀중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축하하는 의미였다. 10여년 전까지 만하더라도 돌반지는 필수 선물이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도 한국 투자자들의 금 선호 현상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일찍부터 가치저장 수단으로 금을 인식해온 만큼, 금값이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빠르게 수요가 몰리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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